"오징어게임 대박? '국뽕' 취해 있을 때 아니다"…경고 나온 이유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3-12-22 07:04   수정 2023-12-22 09:54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③에서 계속 일본이 "이제는 한국 드라마를 배우자"며 주최한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ATDC)가 지난 3~5일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렸다. 컨퍼런스에서 한일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들은 일본 TV드라마가 쇠퇴한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 TV 드라마의 과제를 지적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근대사와 경제 상황도 TV 드라마의 성쇄에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영화 '도쿄타워'의 감독 미나모토 다카시는 한국이 1997년 IMF 통화위기를 극복한 나라라는 점에 주목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군사정권, 학생운동, IMF 등이 이어지면서 한국인들은 매우 거친 파도를 '클리어'해 왔다. 한국은 그런 역경을 극복해 온 다이나미즘(역동성)이 살아있다. 지금 한국 영화 제작의 리더들은 그런 파도를 클리어한 사람들이다. 상승 지향적이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그런 바이탤리티(활기)가 없다."

한국의 TV 드라마 역시 일본을 넘었다는 '국뽕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반성도 나왔다. 한국 영상 콘텐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각본을 쓴 박해영 작가(사진 오른쪽)는 촬영을 마치고도 방영하지 못하는 드라마의 숫자를 근거로 한국 드라마가 처한 위기 상황을 고발했다.

박해영 작가에 따르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기 전에는 완성하고도 내보내지 못한 드라마가 연간 2~3편 정도였다. 최근 불거진 배우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과 같이 배우들의 일탈 등으로 인한 방영 포기가 원인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다 찍고도 내보내지 못하는 영상이 20~30편에 달한다. OTT들이 일단 만들고 봤지만 도저히 흥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버려둔 작품들이다. 박 작가는 "OTT의 등장으로 시청자로서 선택지는 늘었지만 여전히 볼 게 없다"라고 평가했다.

미나모토 감독도 "동일한 콘셉트, 비슷한 스토리가 언제까지 시청자들에게 먹힐까라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라며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면서도 한국적인 어떤 것(로컬리즘)을 추구할 때"라고 지적했다.


'롯폰기 클라쓰(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일본 리메이크 버전)'와 '마음의 소리'를 제작한 김현우 크로스픽처스 사장(PD)은 "한국과 일본, 인도 등 전세계 MZ세대는 국적에 관계 없이 취향과 행동양식이 비슷하다"며 "OTT와 모바일로 영상 콘텐츠의 주도권이 넘어간 흐름을 반영해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의 드라마 제작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컨퍼런스의 의미는 작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일 콘텐츠 산업 비교·분석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황선혜 조사이국제대학 부교수(사진 제일 왼쪽)는 콘텐츠 환경이 '국경없는 콘텐츠(Contents Borderless)의 시대'로 변한데 주목했다.

황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국경, 언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틀을 넘어 콘텐츠 자체의 매력이 가장 우선시되는 시대"라며 "아시아 콘텐츠 시대를 이끌어 갈 최상의 파트너이자 최고의 라이벌인 한일 양국이 동반과 협업을 통해 세계화에 나설 때"라고 진단했다.

이시카와 나나오=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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